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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블로그에 제가 썼던 글을 수정, 추가하여 다시 배포합니다




홈레코딩 시대는 플러그인 (Plugin)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수십년간 (2000년 이전) 믹싱과 마스터링은 전문 스튜디오에서 당연히 수행해야할 음반 출판 과정의 일부였었고,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아날로그 장비 및 경험과 노하우로 무장한 전문 엔지니어를 활용하는 대가는 어마어마한 지출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개인용 컴퓨터의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무거운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고효율 장비들이 그 크기가 점점 작아졌고, 그에 더불어 가격도 개인 사용자가 접근가능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아날로그 장비를 디지털화하기 위한 노력은 컴퓨터의 발전과 그 역사를 함께해 왔습니다. 특히나 고가의 장비일수록 어떻게 하면 소트프웨어로 그것을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사용자들의 바램이자 공급자들의 블루오션이었죠. 


1990년대 부터 믹싱과 마스터링에 필수적인 이런 플러그인 (VST Plugin)들이 간간히 나타나기 시작했고, 현재에는 웨이브즈 (Waves)나 Universal Audio 등을 필두로 수십개 이상의 플러그인 회사들이 웹상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가상악기 (VSTi) 업체들을 포함한다면 그 수는 아마 수백개에 이를듯 하네요. 



어쨌든, 프로 뮤지션이든 취미로 장비 좀 만지는 애호가든 플러그인의 등장은 과거 꿈도 꾸지 못했던 고가의 아날로그 장비를 내 컴퓨터안에 모셔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만, 기존 아날로그 장비에 비해서 저렴해진 것이지, 개당 플러그인의 가격은 개인 사용자 측면에서 역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플러그인마다 천차만별이지만, $50~$300는 주어야 플러그인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에따라 아는 사람만 아는 불법 공유 및 크랙이 만연했고, 그나마 외국은 덜할테지만, 국내의 경우 현재 프로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도 불법 크랙 플러그인을 한번쯤 손대지 않으신 분들을 찾기가 힘들겁니다. 


다만, 최근에는 저작권의 보호, 불법 공유물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정품 구매'에 대해 자연스러운 문화의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플러그인 시장에서도 정품 사용자가 과거보다 훨씬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여전히 플러그인은 비싸고, 뮤지션들은 가난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불법 사용을 피하면서 플러그인의 활용을 정해진 예산에서 극대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 다음의 글을 남깁니다. 




1. 무료 플러그인 / 가상악기를 최대한 활용하라


유명한 회사들도 자사 제품 중 오래된 것들을 무료로 푸는 경우가 있고, 신생 업체가 프로모션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자사의 플러그인 한 두개를 무료로 배포하고는 하는데, 퀄리티가 괜찮습니다. 


프로듀서 'Resound'씨가 정리해놓은 무료 플러그인들을 한번 구경해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www.resoundsound.com/25-best-free-vst-au-plugins-pc-mac-2013-part-1/

http://www.resoundsound.com/25-best-free-vst-au-plugins-pc-mac-2013-part-2/

http://www.resoundsound.com/25-best-free-vst-au-plugins-pc-mac-2013-part-3/


플러그인부띠크 (http://www.pluginboutique.com/)는 각 회사의 플러그인 및 가상악기들을 대행판매하는 업체인데, 고맙게도 무료 플러그인 및 가상악기들도 함께 진열해놓고 있습니다. 굳이 구글링하지 않으셔도 왠만한 인기있는 무료 플러그인/가상악기들은 거의 다 이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으니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2. 데모는 필수적으로 사용해볼 것 


음악 장비들이야 구입하기전에 직접 낙원이라도 찾아가서 소리도 들어보고 하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플러그인들은 바로 데모를 다운받아서 직접 써볼 수 있으므로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남들 좋다고 하는 것들은 다 그 이유가 있긴 하지만, 직접 써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구매하는 것은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플러그인들의 특성상 과소비의 우려가 있죠. 처음에는 3만원정도의 플러그인들도 구매할때 벌벌 떨다가, 수십만원 짜리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되는게 이 세계입니다. 그 이유는 원래 모델링된 아날로그 장비의 가격이 수백~수천만원 짜리 이므로, 수십만원으로 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싸게 생각되거든요. 

 

값비싼 아날로그 장비를 제대로 보거나 다루어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그 장비를 모델링한 플러그인을 바로 구매하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요소가 높으므로 데모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Waves나 Universal Audio는 자사의 모든 제품을 데모로 사용해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실 왠만한 플러그인 업체는 데모는 거의 포함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명 회사들의 제품은 데모를 사용해보면 대부분 구매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 함정;




3.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오래된 플러그인을 구매하자 


어차피 우리 귀는 우리가 들었던 음악에 적응되어 있기 마련이고, 5년전 플러그인이라도 70~80년대를 휩쓸었던 유명 아날로그 콘솔을 모델링한 것들이라 그 가치에는 큰 변함이 없습니다. 아날로그 장비가 수십년이 흘러도 그 특유의 톤의 가치가 인정받듯이 잘 모델링된 플러그인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최근들어 각회사에서 리뉴얼되는 플러그인들은 기존에 모델링 하지 않았던 장비를 새롭게 출시한다든가, 유명 엔지니어들의 특유의 개성을 표현한 패키지 형태로 나오는 형태가 많습니다. 

 

최근의 플러그인들이 좀 더 세련된 디자인에 현재의 DAW나 컴퓨팅 시스템에 잘 맞게 되어 있긴 하지만, 과거의 디자인을 가진 유명 플러그인들의 활용도도 깊이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여름 세일과 겨울 세일을 최대한 활용하자


경험에 의하면 플러그인 업체들의 평균상 여름보다는 겨울에 좀 더 큰 폭의 세일을 합니다. 

여름에는 전체 제품에 대한 30~50%의 할인을 적용한다면, 겨울에는 몇가지 종류를 정해놓고 40~70%의 할인을 하는 식입니다. 특히나 할로윈 (Halloween) , 블랙프라이데이 (Blackfriday), 신년 행사 (New Year) 등의 겨울 세일은 플러그인에 있어서도 대목입니다. 


다만, 미국 회사들의 경우 예외없이 여름과 겨울 세일을 보편적으로 시행하지만, 유럽 회사들의 경우 굳이 겨울 세일을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Native Instrument의 경우 경험상 여름에 큰 폭의 할인 행사를 하고, 겨울에는 아예 할인을 하지 않거나, 이벤트로 한 두개의 플러그인을 무료로 풉니다. 




5. 플러그인 구매 목록을 정해놓자


할인 한다고 무턱대고 사기 쉽고, 굳이 필요없는 플러그인이 포함되어 있는 번들을 싸다고 사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평소에 구매하고 싶은 플러그인이나, 주변에서 추천하는 플러그인의 목록을 정해놓고, 할인 행사가 있을 때 정해진 예상 안에서 우선 순위에 따라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를들면, WAVES사의 Eddie Kramer Signature Series의 경우 데모를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어서 목록을 적어둔 적이 있는데, 정가가 $500이고, 플러그인 통합 구매 사이트에서도 $380정도 합니다. 구입하고 싶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어느날인가 24시간동안 $75로 할인하기에 냉큼 득템한 적이 있습니다. 



1년여간 기간을 두고 기념일이나 깜짝 이벤트 마다 할인율을 비교하시면서 그때그떄 하나씩 천천히 구매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보통 1년의 큰 사이클을 두고 비슷한 할인율로 행사를 진행하거든요. 




6. 메일리스트에 등록하자. 


수많은 플러그인 회사들의 서로다른 할인 행사를 일일히 알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각 회사의 홈페이지에 가입을 하거나 메일리스트에 등록해 두시기를 바랍니다. 


저의 경우 아침에 컴퓨터를 키고 항상 수행하는 일과는 메일에 들어가 각 플러그인 회사들의 프로모션이나 할인 행사 메일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몇 개월정도 메일들을 보다보면, 각 회사들의 브랜드와 플러그인들이 눈에 익고, 전체적인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감을 잡을 수 있어서 플러그인의 구매에 유리해집니다. 


 

 

 

7. 플러그인 통합 구매 사이트 활용. 



각 회사 홈피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법이 가장 비쌉니다. 저도 처음에 이렇게 구매하다가 피눈물 쏟았는데요. 각 회사들의 플러그인들을 한번에 모아놓고, 박리다매로 단가를 후려치는 방식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www.plugindiscounts.com

www.pluginboutique.com

www.audiodeluxe.com

www.jrrshop.com

www.dontcrack.com

 

위의 사이트들은 북마크해두시고 평소에도 들락날락 하시면 예기치 않은 이벤트로 득템할 수 있는 기회들이 간혹 생기실 겁니다. 

위 사이트들의 대부분은 가입을 해야 할인가격이 표시가 됩니다. 또한, 사이트 마다 취급하는 브랜드가 조금씩 다릅니다. 따라서 왠만하면 전체를 가입해두시고, 플러그인 구매시 각 사이트마다 가격을 비교해 보시고 구매하시는게 좋겠습니다. 

 

 


** 우리가 수십년전 음악을 아직도 듣고 있듯이 아날로그 콘솔 장비들의 활용성은 시대와 상관없이 지속될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음악의 공급 자체가 대형 공장의 시스템에서 가내 수공업(?)의 형태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고, 전문 스튜디오의 장비들이 플러그인으로 모델링되면서 음악적 접근은 더 쉬워졌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플러그인에 목매여서는 안되지만, 잘 활용할 시에는 홈스튜디오에서도 전문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내는데에 무리가 없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사실 마스터링의 경우 아직 홈스튜디오에서 어떻게 해보기에는 분명한 한계점은 있지만, 최근의 믹싱 엔지니어 경우 아날로그 콘솔을 활용하지 않고 대부분의 작업을 'Box (컴퓨터 안에서)'에서 해결하는 추세이고, 그 최종 믹스에도 만족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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