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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경력이 어느정도 된다면, 상당수의 플러그인을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일을 해보면, 실제 자주 사용하는 플러그인은 얼마 안됩니다. 특히 플러그인의 모태가 되는 하드웨어 장비들의 경험이 없는 세대일수록 플러그인 회사들의 마케팅에 쉽게 현혹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수백개의 플러그인을 보유하고 있으나, 믹싱 세션에서 사용하는 플러그인은 20개정도인 것 같네요. 

 

물론 다양한 플러그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다양한 환경에 쉽게 적용해볼 수 있으므로 편리합니다. 기본 플러그인을 여러개 조합해야 만들 수 있는 사운드를 특정 플러그인 하나로 구현할 수 있다면, 엄청난 시간이 절약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프로의 세계에서 시간은 돈과 직결되죠. 

 

이 포스트는 이제 믹싱을 손대려고 하는 음악인의 입장에서 수많은 플러그인 때문에 혼란스러울 때 어떤 플러그인을 고르는 것이 가장 좋을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개인 의견이 다수 반영되어 있으니 정답은 아닙니다.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플러그인 구분

 

믹싱에 있어서 플러그인을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보시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녹음 시 공간의 문제로 특정 주파수가 부스트되는 경우가 생기며, 이를 제거할 때에는 소리 톤의 변화 없이 해당 주파수의 안좋은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플러그인들이 필요합니다. 소리 톤의 변화를 최소화한 깨끗한 느낌의 플러그인들을 보통 투명하다(Transparent)라고 표현합니다. 

 

보컬이나 주요 악기의 톤에 다양한 느낌을 가미하고 싶을 때에는 사운드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합니다. 뭔가를 채워 사운드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플러그인을 Saturated하다고 표현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색채감을 준다(Colored)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합니다. 

 

 

 

 

 

⎜플러그인 - Transparent EQ

 

애초에 믹싱의 시작은 볼륨 조정이고, 그 마지막 또한 볼륨 Automation이라고 볼 때, 볼륨 조절로 인해서 각 트랙의 사운드 자체가 변화하지는 않으므로 (물론 소리가 커지면 더 좋게 들리는 플라시보 효과는 있습니다), 볼륨 조절이야 말로 최고의 믹싱 스킬이라 생각합니다. 

 

EQ는 특정 주파수 범위를 선택해서 부스트(Boost)하거나 커트(Cut)할 수 있는데, 이 또한 볼륨 조절의 일부분이고, 전체 트랙의 음압을 조정할 수 있는 Compressor도 결국 볼륨 조절의 일부분입니다. 따라서 이런 볼륨 조절을 최대한 톤의 변화 없이 조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Transparent한 플러그인들은 각종 DAW에 있는 기본 플러그인에 포함되어 있으며, 성능 또한 훌륭합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굳이 Transparent한 플러그인들을 구매하느라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좋은 EQ를 사면 왠지 좋은 믹싱이 가능할 것 같다는 판타지가 지배하는 세계이므로 플러그인들 회사들이 잘 먹고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각자 보유하고 계신 DAW의 기본 플러그인들을 매우 진지하게 사용해보시길 권합니다. 

 

굳이 추천하자면, Transparent한 기능 측면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제 경우 DAW의 성능이 왔다갔다하던 15년전부터 사용해왔던 Sonnox Oxford EQ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는 그래도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디자인이 많이 개선된 모습입니다. Sonnox가 제공하는 플러그인들 대부분이 투명하고 깨끗한 느낌이 많아 믹싱 시 트랙의 톤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작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차이가 존재하는 묘한 분야가 또 플러그인의 세계입니다. Fabfilter나 Flux를 애용하시는 분들도 많고, Waves의 바다를 헤엄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제 경우 Sonnox가 답이었습니다. 

 

Transparent한 플러그인은 대부분 EQ나 컴프레서에 있습니다. 구매를 심각하게 고려하신다면, 위에 언급한 Sonnox의 Oxford EQ나 Fabfilter의 Pro-Q 3, Flux의 Epure를 목록에 올려두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무료 플러그인이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플러그인들을 찾아다녔었는데, 결국 고가지만 성능이 확실하고, 버젼 업데이트가 잘 되는 플러그인들로 정착하게 되더군요. 

FabFilter Pro-Q 3 (출처 : https://www.fabfilter.com/products/pro-q-3-equalizer-plug-in)

위의 Pro-Q 3가 상당히 물건입니다. 일단 세련된 인터페이스에 Oxford EQ에 뒤떨어져지지 않는 Transparent한 성능, 보다 직관적이라 다루기도 쉽습니다. 특히 해당 트랙의 주파수 반응 (Frequency Reponse) 대역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 따로 모니터링 플러그인을 가동하지 않아도 Pro-Q 3 상에서 모니터까지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머리좋은 플러그인이에요. 

Flux - Epure (출처 : https://www.flux.audio/project/epure/)

개인적으로는 Epure가 다른 두 플러그인보다 정교함에서는 한 수 위라고 판단합니다. 트랙에 사용해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특히 좁은 범위의 Q로 커트(Cut)할 때 그 진가가 발휘됩니다. 사실 최근 저의 믹싱은 특정 주파수를 좁게 파지 않고,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어느정도 Q값을 넓게 잡고 커트하는 경향이 많아 Epure의 사용빈도가 높진 않습니다. 믹싱 엔지니어가 작업하는 성향에 따라 사용빈도가 정해질 것 같습니다. 

 

 

 

 

 

⎜국내 가격

 

위의 플러그인 모두 국내마켓을 통해 정식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2023년 1월 현재 국내 정식 판매 가격 중 최저가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Sonnox Oxford EQ = 237,000원 (Native버젼 / 큐오샵, DAW몰, 뮤직메트로, 기어라운지 등)

FabFilter Pro-Q 3 = 211,000원 (작곡가의 미디가게, 사운드기어 등)

Flux - Epure V3 = 159,900원 (기어라운지)

 

여름이나 블랙프라이데이, 연말 할인 등 할인 글로벌 할인의 기회가 많은 편이며, 국내 판매사들도 할인 기간에 맞춰 국내 가격도 내려가니, 그 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가끔 국내 정식 원화 가격이, 공식 홈페이지의 달러 가격 보다 쌀 때도 있더군요. 

 

 

 

 

 

컴프레서는 현재 저의 경우, 처음부터 Saturated 성향의 컴프레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노하우와 경험이 쌓이니, Transparent한 컴프레서로 음압을 조정한 후 다른 플러그인으로 톤이나 사운드 색채감을 조정하는 방식을 넘어서, 처음부터 음압도 올리고 색채감까지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시간 절약도 되구요. 해당 플러그인들은 다음 포스트에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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