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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밴드 악기 구성 중 베이스와 드럼에 비해 기타 사운드는 가상악기로 구현하기에 아직은 무리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피아노의 경우 애매한 포지션에 있는데, 솔로 연주에서 발군의 사운드를 자랑하는 피아노 가상악기의 경우 믹싱 때 다른 악기와 잘 섞이지 못하는 단점이 있고, 솔로 사운드 자체는 이만저만한데, 의외로 섞었을 때 훌륭한 피아노 가상악기들이 있습니다. (Native Instruments의 Alicias Keys 피아노의 경우 솔로로 잠깐씩 사용하기에는 유리한데, 특유의 다소 Muddy한 느낌이 믹싱 상에서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는 평이 많습니다. EQing 등 후작업이 많이 필요하죠. Ivory II Grand의 경우 이미지를 좁혔을 때 위상이 흐트러지는 경향이 있는데 믹싱 상에서는 별다른 조작없이도 훌륭히 나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평가들은 개개인마다 조금씩 다르더군요)


피아노 연주자이거나, 주로 피아노를 사용하여 곡을 쓰는 작곡가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피아노 사운드 자체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PianoTeq을 제외한 피아노 가상악기들은 실제 피아노 음색을 녹음해 샘플을 만들어 사용하므로 대부분의 가상악기의 사운드 자체는 원래는 실제 피아노 소리입니다. 다만, 실제 피아노 샘플들을 가지고 어떻게 가상악기로 구현했느냐에 따라서 연주된 느낌이 실제 피아노 같은 느낌을 줄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습니다. 


일단 샘플링에서 실제 피아노 소리를 잘 녹음할 필요도 있지만, 여러개 혹은 한 음의 건반이 동시에 눌릴때 해당 음의 진동에 의해 그 배음에 해당하는 현들이 공명하게 되는 레조넌스 (Resonance)의 구현, 페달 조작에 따라 배음과 공명감이 달라지고 페달의 작동음까지 구현하게 되는 댐핑 (Damping)의 느낌 등을 구현하는 것이 리얼한 피아노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갖추어야할 중요한 기능들입니다. 특히 피아노 자체의 울림통으로 인해 소리가 서로 흡수되고 반사되어 뭉치거나 두터운 사운드를 내거나, 또는 높은 음에서 약간의 쌔한 느낌이 나는 등의 특정 '미묘한 느낌'이 피아노의 모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서 가상악기 브랜드 별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몇년간 피아노 연주자나 작곡가 입장에서 사용하기 좋은 피아노 가상악기들이 자연스럽게 제가 듣는 사운드들이 되었습니다. 잡다한 놈들을 제외하면 Synthogy의 Ivory II American Concert D와 Ivory II Grand Pianos, Galaxy Instruments의 Galaxy II Steinway, Vintage D와 Definite Piano Collection, PianoTeq 6, Spectrasonics의 KeyScape 중 Yamaha C7, Production Grand 2, VI Labs의 Ravenscroft 275입니다. 


가상악기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마다 다르므로 무엇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흔히들 말하는 각 피아노들의 장점과 제 의견을 섞어서 순서없이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Ivory II Grand Pianos (링크)



- Bösendorfer 290, Steinway D, Yamaha C7을 모델링함

- 77GB (iLoK 필요), $349

- 그랜드 피아노의 순수한 사운드 자체에 집중되어 있음. 라이브 연주에 유용함

- 그동안 용량과 가격 문제로 유저들의 외면을 받았으나, 가격의 할인폭이 커지고, 믹싱 때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아 나름의 유저층이 형성되어 있음

- 각 프리셋과, FX, 조작할 수 있는 파라미터 들이 많아 사용하기에 따라 훌륭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음. (반대로 말하면 사용하기 까다롭다는 말)






Ivory II American Concert D (링크)




- Vintage 1951 New York Steinway D 모델링함

- 49GB (iLoK 필요), $199

- 명확하고 밝으면서 Ivory II Grand보다 바디감이 있는 사운드

- Ivory 특유의 위화감이 훨씬 덜함. Ivory II Grand 시리즈 보다 사운드가 더 좋다는 평가가 꽤 있음. 곡의 색채가 화려하거나 단조로운 곡에도 잘 어우러짐.







Galaxy Vintage D (링크)



- Bauer Studios의 1920 Steinway D 모델링

- 5.16GB, €139

- 스타인웨이 D-274특유의 따뜻하고 라이브한 느낌을 구현함

- 모든 상황에서 훌륭히 믹싱가능하다. 소리 자체에 힘이 있어 믹스 중 소리를 앞으로 나오게 하기에 유리하다

- 시스템 리소스를 많이 먹지 않는다.

- 사운드의 밸런스가 좋지 않은 부분이 있다.

- 상대적으로 적은 시스템 리소스로 구동 가능하고, 로딩이 빠름. 팝, 재즈, 뉴에이지한 느낌에 잘 어우러짐







Galaxy II Steinway (링크)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래그쉽 모델인 Steinway Model D 270을 모델링함

- 15.13GB ,€259

- 다양한 어택감, 부드러움, 따뜻함, 바디감으로 팝, 재즈, 클래식,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사용하기 용이함

- 범용성에서는 Vintage D를 앞서는 편이지만, 워낙 많이 사용되는 스타인웨이 모델을 샘플링한거라 독특한 사운드를 내기에는 불리함. 범용성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은 것도 단점.

- 의외로 많은 작곡가나 뮤지션이 몰래 극찬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가상악기 피아노 중 하나.







PianoTeq 6 (링크)



- Steinway Model D 및 Model B 모델링

- 50MB, 699€ (Studio 버젼)

- Physical Modeling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로 용량이 작다

- 피아노 자체의 바디감이 있어 리얼한 사운드의 느낌이 난다. 고음에서 찰랑가리는 느낌이 강하다. 

- 대부분의 샘플링 피아노가 모노 환경에서 음색과 톤이 확 죽는 반면, PianoTeq은 어느정도 유지되는 장점이 있음

- 클래식 연주자의 입장에서 가장 실제 피아노 연주의 느낌을 주는 가상악기로 유명함.

- 국내에서는 주로 클래식 동호회나 클래식 뮤지션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되어 있음. 






Keyscape (링크)



- LA Custom C7 Grand 모델링

- 77GB, $399

- 훌륭한 Yamaha C7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리소스를 심하게 요구한다. 라이브 연주에서의 단점.

- 어쿠스틱 피아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키보드가 낼 수 있는 사운드를 훌륭히 구현함. 

- 좀 더 팝과 밴드 음악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에게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냄. 






Product Grand 2 (링크)



- Yamaha C7 모델링

- 437.5GB / $329 (Full 버젼)

- Complete 버젼의 경우 피아노의 각 부분에 위치한 8개의 마이크를 조합하여 원하는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다.

- 라이브 상황에서는 로딩의 속도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때는 Gold나 LE버젼이 괜찮음.

- 무식하게 용량으로 밀고간 마이크 조합과 효과에 따라 현존 최고의 리얼한 피아노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 사용자의 역량에 따라 사운드의 품질이 달라질 위험성이 높음.

- 400GB넘는 미친 용량이지만, 실제로는 Gold, LE 버젼까지 포함된 용량이며, 순수한 Complete 버젼은 Kontakt 압축파일 형태로 120GB정도임. 






Ravenscroft 275 (링크)



- Ravenscroft 275 Concert Grand 모델링 

- 6GB, $199

- PianoTeq과 Keyscape를 사용해보고도 Ravenscroft를 최고로 치는 유저들이 여전히 있음

- 특히 라이브에서 사운드의 명확함과 연주의 느낌이 좋고, 레조넌스 구현이 탁월하여 연주자들의 평가가 좋음

- 다양한 프리셋으로 각종 장르에서 괜찮은 존재감을 발휘함






추가로...




사실 여전히 '가상악기로 리얼한 피아노 구현하기'를 고민할 시간에, 피아노 연주자를 불러서 스튜디오 녹음하는 것이 가장 낫습니다. 가상악기에 대한 선호도는 사운드적인 측면보다는 편의성에 있다고 봅니다. 전문 연주자를 전문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만한 여력이 안되는 뮤지션들이 입장에서 보다 현실에 가까운 소리를 구현해주는 가상악기 피아노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작업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범용으로 사용하기에 가장 좋은 모델은 Ravenscroft 275, Galaxy Vintage D라고 봅니다. 출시된지 몇 년 지났음에도 계속 사랑받고 있으며, 적은 용량과 빠른 로딩이 장점입니다. 꼭 용량이 많다고 리얼한 피아노를 구현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대표적인 가상악기 입니다. 


피아노 1대의 존재감이 매우 중요한 곡이고, 다루는 음악의 범위가 다양하고 영화음악까지 다루어야하는 고급 유저라면 Product Grand 2, PianoTeq 6, KeyScape 등을 염두해둘 수 밖에 없습니다. 가격이 높은만큼 퍼포먼스가 발군인 것도 사실이니까요. 


사실 최근들어 포럼 등을 보면, 2개의 피아노 사운드를 섞어쓰고, 리버브 등을 최적화하여 보다 리얼한 사운드를 구현하는 기법 등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실제 녹음 현장이나 라이브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반사음과 왜곡된 사운드들을 인위적인 방법으로 재모델링해보는 것이죠. 리버브의 경우 VSS3와 VerbSuitClassic, Lexicon 등의 리버브 들이 피아노 사운드와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UAD의 Oceanway Studio 플러그인을 잘 활용해도 원하는 사운드를 얻기에 수월해 집니다. 


결국, 녹음된 샘플의 사운드는 어차피 리얼한 것이니, '연주의 리얼함'을 살리기 위한 각종 FX 플러그인의 활용이 사운드의 품질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합니다. 뭐든 잘쓰면 장땡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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