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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이'의 두번째 싱글 앨범에 참여하였습니다. 남자 보컬과 피아노 한대로 이루어진 심플하면서도 감성적인 발라드 곡입니다. 아래 유튜브로 음원을 들어보세요. 

 

youtu.be/YJwDExRpcDE

보컬인 '안병재'는 완전한 신인 가수인데, 매력적인 음색과 날것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목소리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고음이 듣기 좋은 편이며, 여리하면서도 허스키한 느낌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인디 발라드라도, 피아노 위에 보컬만을 올린 단촐한 구성이라면 보컬이 상당히 노래를 잘 해야 가능한데, '안병재'님은 곡의 분위기와 가사를 잘 소화하여 감정을 쏟아내는 느낌이라 무척 좋게 봤습니다. 

 

 

 

 

│ 믹싱 개요

 

단 2개의 트랙으로 어떻게 보면 상당히 심플한 믹싱이었고, 피아노 녹음이 잘 되어 많은 조작이 필요없었습니다. 

 

 

 

 

│ 피아노

 

보통 가요나 팝에서 반주로 쓰이는 피아노는 저역대에 존재하는 다른 악기를 위해, 저역대를 상당히 희생하는 편입니다. 특히 기타 반주와 함께 나올 때는 피아노의 기분좋은 부분인 중역대 주파수 마저 희생할 때가 많죠. 다행히(?) 반주가 피아노 밖에 없는 '니가 없는, 밤' 같은 경우는 피아노의 음색을 거의 그대로 살릴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피아노 연주자인 저의 입장에서는 무척 반가운 작업이죠. 

피아노의 어택이나 다이나믹이 산만하지 않아서, 컴프레서를 거치지 않고, 이퀄라이져로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팝음악에서는 일부로 피아노에 과도하게 컴프레서를 걸어 그 특유의 '뭔가 걸린 소리'를 만들기도 하죠. 아예 이런 음색으로 출시된 가상악기도 있구요. 

 

레조넌스가 발생하고 있는 190Hz 부근과 1kHz부근을 살짝 커트(Cut)하였습니다. 1kHz는 특히 믹스 상에서 노이지한 느낌을 줄 때가 많아 커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피아노 트랙은 단지 레조넌스로 문제로 커트하였습니다. 

 

10kHz이상의 기분좋은 공기감을 강화하고, 3kHz부근을 부스트(Boost)하여 존재감을 살짝 더했습니다. 보컬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피아노를 살리기 위해서이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제가 살짝 부스트하기를 즐겨하기도 합니다. 

 

60Hz를 하이패스필터(High Pass Filter)로 완만한 경사로 깎은 후 80Hz부근은 살짝 부스트했는데요, 피아노의 초저역의 에너지는 줄이면서, 특유의 저음은 살리고자 했습니다. 믹스 상에서 저음을 담당할 트랙이 피아노밖에 없기 때문이죠. 또한 충분한 헤드룸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 보컬 

 

보컬의 건 플러그인의 순서대로 설명하겠습니다. 물론 사전에 박튠, 음정튠이 모두 완료되었고, 녹음 중 베스트 트랙을 골라 Summing해둔 상태입니다.

Sonnox Oxford EQ

우선 High Pass Filter로 보컬의 저역대를 제거했는데, 경사도는 12dB/Oct에 150Hz부터 과감히 깎았습니다. 평균적인 남자 보컬은 HPF를 적용할 때에도 100Hz부근이나, 많이 깎아도 120Hz정도에서 결정되는데, 이번 '안병재'님의 목소리는 마치 여성 보컬과 같은 느낌으로 작업해도 결과물이 훌륭하더군요. 곡의 어레인지도 보컬의 중저음을 강조하는 곡이 아니기에, 중저역대는 피아노에 맡기고, 보컬은 보컬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작업이 되었습니다.

 

UAD 1176 Rev

우선 제가 사랑하는 UAD 1176으로 보컬의 톤을 맞추었습니다. 똑같은 환경에서 녹음된 보컬일지라도, 보컬의 목상태나 마이크와의 거리, 음량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데 이 경우 1176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Gain Reduction이 살짝 걸리게 하는게 목적이므로 Threshold역할을 하는 Input 게인은 조금만 주고, Output으로 본래 볼륨과의 크기를 맞춥니다.

 

어택(Attack)은 느리게 (1176에서는 숫자가 작은 쪽이 느림), 릴리즈(Release)는 다소 빠르게 (1176에서는 숫자가 큰 쪽이 빠름) 설정하여, 트랜지언트를 통과시킨 후 컴프레서 잠깐동안 걸리도록 합니다. 본래 트랙의 다이나믹을 해치지 않으면서, 톤을 정리하기 위한 방법이죠. 이 때 Ratio또한 최소 비율로 설정하는 것이 좋으나, 해당 보컬의 특성상 1:8로 걸어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UAD Harrison 32C

다른 작업을 하기 이전에 제가 사랑하는 또다른 플러그인 Harrison 32C로 고역을 살짝 강조해줍니다. 보통은 Exciter등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컬의 경우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서 Exciter보다는 직접 EQing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특히 Harrison 32C로 고역대를 부스트해줄 경우 고역이 열리면서 부드러움이 유지되기 때문에 자주 애용하는 방법입니다. 

 

Summit Audio TLA-100A

Softube에서 출시한 Summit Audio TLA-100A를 걸어 다이나믹을 정리해주는데요, 제가 최근에 사용하면서 감탄한 플러그인입니다. 부드럽게 걸리는 컴프레서의 느낌도 너무 좋ㅇㄴ데, Saturation의 양과 Parrallel 컴프레션까지 지원하고 있어서, 보컬 작업시 없어서는 안되는 플러그인이 되었습니다. 가끔 마스터링 작업에도 유용하게 쓰곤 합니다.

 

전반적인 다이나믹 정리가 목적이므로, 어택은 느리게, 릴리즈는 빠르게 하여 컴프레싱이 살짝 걸리도록 합니다. TLA-100A장점이 Gain Reduction을 크게 걸어도 펌핑되는 느낌이 아닌 매우 부드럽게 걸리는 것인데요, 6~7dB정도로 Gain Reduction이 걸리도록 설정했으나, 역시 트랙의 자연스러움을 해치지 않더군요.

 

Saturation은 보컬에 디스토션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 설정하였습니다. 

 

Oxford Dynamic EQ

최근 몇년간 다이나믹 이퀄라이져가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저는 FabFilter와 Sonnox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이번 작업에는 Sonnox의 Oxford Dynamic EQ를 사용하였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저역대의 '2'의 경우 상당히 많이 깎은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Threshold에 도달할 때만 작동하기 때문에 때에따라 1~2dB정도 깎는 효과입니다. '3'은 보컬이 녹음된 룸의 문제로 레조넌스가 일어나는 부분을 잡았으며, '4'는 기분좋은 영역이라 살짝 부스트 하였습니다. 

 

Noveltech Character

Plugin Alliance에서 구매할 수 있는 noveltech Character로 중고역대의 공기감을 살짝 더 강화했는데요, 앞서 Harrison 32C 때와 달리 보컬의 코러스 부분에서만 작동하도록 오토메이션을 주어 코러스의 느낌을 최대로 누리고자 작업했습니다. 평소 이 플러그인을 사용할 때에는 수치를 매우 작게 해서 살짝 걸리도록 하는 편이고, 이번 작업에서는 Character수치를 16%정도로 잡았을 때 딱 원하던 소리가 나오더군요.

 

Valhalla Vintage Verb

모든 엔지니어가 좋아할 것 같은 플러그인 발할라 리버브를 보컬 체인에 직업 걸어줍니다. 보컬이 무대 위에 노래하고, 청중들이 그 앞에서 들을 때 발생하는 Haas효과를 인위적으로 발생시키기 위함인데, 사실 13%는 과도한 경향이 있습니다. 피아노와 보컬로 이루어진 곡이고, 피아노의 물리적인 크기 보다 보컬의 크기가 좀 더 크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 과감하게 설정했습니다. 해당 Haas효과가 따로 SEND로 보내어 걸어주는 리버브 및 딜레이랑 어우러지면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화하게 됩니다.

 

Ozone Imager

이미징을 위해 제가 자주 사용하는 iZotope의 Ozone Imager입니다. Haas효과로 인해 모노였던 보컬이 스테레오로 벌어지게 되는데, 다시 이미지를 좁혀줍니다. 이때 완전히 모노로 만들기 보다는 살짝 입체감이 있게 만들어주기 위해 70% 정도로만 좁혀줍니다. 

 

Sonnox - Oxford EQ

마지막으로 플러그인을 적용하면서 발생한 부작용들을 제거해줍니다. 이번 경우에는 3kHz와 11kHz 부근에 레조넌스 및 부밍되는 듯한 느낌이 강화되었으므로 위와 같이 깎아주었습니다. 보통 커트할 때에 Q값을 너무 좁게 주는 것은 사운드에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높은데, 특정 주파수의 안좋은 느낌을 제거할 때에는 간혹 위와같이 좁게 커트하기도 합니다. 

 

 

 

│ 정리하며 

 

피아노와 보컬에 걸어둔 플러그인 체인만을 간략히 설명하였으나, 실제로는 각 플러그인의 노브를 오토메이션 건다던가, SEND로 보낸 리버브의 양이나 길이도 오토메이션을 통해 조작한다던가 하는 디테일한 작업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보컬곡은 특히 보컬의 비중이 매우매우 중요하므로 보컬 트랙을 프로세싱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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