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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과 비교해서 가상악기의 수준이 높아졌고 그만큼 가상악기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많아졌습니다. 가상악기 제작에 있어서 샘플링 방식을 취하던 프로그래밍 방식을 취하던 가상악기의 용량은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샘플링 방식은 높은 품질의 샘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수의 마이크와 더 높은 음질을 필요로하므로 용량 증가가 필연적으로 보입니다. 


또한, 기존의 아날로그 악기를 샘플링하는 것을 넘어서 패드나 신쓰, 앰비언스 계열의 가상악기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현대 음악의 트렌드에 맞추어서 8dio, OUTPUT, Sample Logic의 가상악기들은 높은 퀄리티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어쨌든 새로운 가상악기의 출연은 역시 용량증가가 필연적이 되죠. 


다행일지도 모르겠으나, 영상이나 디자인 쪽과는 달리 음악에 있어서 필요한 가상악기는 음악가마다 다르겠지만, 자주 사용하면서 꼭 필요한 가상악기의 용량은 1TB 안에서 해결되는 편이고, 영화음악처럼 다양한 군의 다양한 음색의 악기와 사운드가 많이 필요한 작업에서도 2~3TB 정도의 가상악기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아직은 많은 종류의 가상악기들이 실제 어쿠스틱 악기나 일렉트로닉 악기들의 사운드를 따라오기 힘들어서 메인이 되는 악기들은 레코딩할 수 밖에 없고, 내가 필요한 모든 악기를 가상악기로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많은 가상악기를 가지고 작곡을 해야하는 프로젝트라면 무엇보다 로딩 속도가 중요합니다. 무거운 샘플을 보유한 오케스트라 가상악기들의 다양한 주법들을 로딩하면서 곡에 맞는 분위기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기존 HDD의 속도로는 작업 능률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신 SSD로 가면 성능 대비 가격이 올라가므로 생각해봐야할 여지가 많아집니다. 


가상악기 로딩에 영향을 미치는 속도는 크게 두 가지인데, 가상악기가 들어있는 저장장치의 속도와 가상악기가 연결된 케이스의 연결속도라 하겠습니다. 저장장치의 속도는 크게 HDD와 SSD로 나누어볼 수 있고, 케이스의 연결속도는 썬더볼트(Thunderbolt)와 USB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다음그래프로 정리해보았습니다. 


※ SSD와 HDD는 평균 읽기 속도이며 저장장치의 수명이나 브랜드에 따라서 그 성능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파일을 읽느냐에 따라서도 속도가 차이가 납니다. HDD의 경우 7200rpm을 기준으로 했으며, 업계에서는 0.08~0.16GB/s까지도 읽기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USB나 썬더볼트의 속도는 기대할 수 있는 최대 속도입니다. 역시 어떤 파일을 읽고 전송하느냐에 따라서 그때그때 속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모든 속도는 사용자의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bps가 아닌 B/s로 단위를 설정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는 부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SSD를 통해 가상악기를 읽어들이면 5배 정도의 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샘플 용량이 적은 악기야 큰 속도 체감을 할 수 없으나, 샘플 용량이 큰 오케스트라 가상악기의 경우 체감 속도가 상당합니다. HDD의 경우 적은 가격으로 큰 용량을 보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SSD의 경우 가격은 HDD보다 비싸지만 빠른 속도에 장점이 있으므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가상악기는 HDD에 넣어두고 자주 사용하고 빠른 로딩이 필요한 악기는 SSD에 넣어두면 유리합니다. 


2. USB2.0으로는 HDD의 성능을 온전히 구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USB2.0을 통해 가상악기를 넣어둔 HDD 외장하드를 연결해봐야 최대 0.06GB/s의 속도를 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3. SSD를 USB3.0 연결방식인 외장하드 케이스에 넣어둔다면, SSD의 속도를 온전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보통 작곡에 필요한 가상악기 용량을 3~400GB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500GB SSD 하나를 저렴한 USB3.0 외장하드 케이스에 연결했을때 속도와 용량을 둘 다 잡으면서 가격도 썩 괜찮은 상황이 나옵니다. 



4. 썬더볼트1과 USB3.1 방식의 외장하드 케이스와 SSD 2개 정도의 조합이라면 1.25GB/s라는 대역폭으로 SSD가 충분히 들어오므로 온전히 속도를 보존하면서 쾌적한 가상악기 구성이 가능해집니다. 문제는 썬더볼트 연결 방식의 여전히 높은 비용 정도가 있겠습니다. 또한 썬더볼트2와 썬더볼트3 방식의 무지막지한 속도는 달랑 SSD 한 두개 연결하는 방식으로는 그 대역폭이 많이 아깝습니다. 그래서 썬더볼트1 때부터 다양한 기기 (모니터, 인터넷, 외장장치 등)를 썬더볼트 독을 통해 연결하는 방식들이 생겨났고, 애플도 이러한 방식을 유도한 것 같습니다. (원통형 맥프로를 제외한 나머지 맥에서 썬더볼트 단자가 많이 부족함)






결론적으로, 가상악기의 로딩 속도와 그에 따른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SSD와 USB3.0을 결합하는 방식이 가장 저렴합니다. 이 방식은 맥이나 윈도우 컴퓨터의 환경도 동시에 만족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안정성이나 사후 A/S를 생각한다면 삼성 제품의 SSD(850 Series EVO 500GB)를 추천하며, USB3.0케이스는 SSD를 바로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이지넷유비쿼터스의 NEXT-425U3 제품을 추천합니다. 


삼성 SSD 850 Series EVO 500GB가 2017년 10월 현재 2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으며, 이지넷유비쿼터스의 NEXT-425U3는 만원 정도 입니다. Amazon 등에서 SSD를 직구한다면 1TB 제품을 20~30만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상악기 라이브러리의 경우 중요한 데이터가 아니므로 SSD의 안정성이 생각보다 크게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렴한 HDD를 구매하여 라이브러리를 백업해 둔다면 혹시 SSD가 고장났을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상악기 라이브러리를 설치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죠. 


(샘플이 거대한 가상악기의 경우 보통 유럽에 서버를 두고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다시 다운로드받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맥 유저라면 사실 차후의 확장성을 위해 1베이 짜리 USB3.0케이스 말고, 썬더볼트1 방식의 2베이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시는게 유리합니다. 가격이 문제죠. 


제 경우 HighPoint의 RocketSotr 5212로 각 베이에 가상악기용 SSD 하나, 백업용 HDD 하나를 넣어서 정말 잘 활용하였으며, 이후 AKITIO의  Thunder2 Quad Mini (4베이) 제품으로 가상악기 및 프로젝트 용 SSD 두 개, 잘 사용하지 않는 가상악기 라이브러리 용 HDD 한 개, 백업용 HDD 한 개를 넣어 매우 쾌적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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